담백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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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2022.08.08 🌧 살짝 빡쳤던 주말

스타나 2022. 8. 8. 12:23

 

요즘 날씨가 너무 오락가락해서 밖에 자주 못 나갔다. 봉봉이도 비 때문에(라고 하고 엄마가 게으른 것이라 읽는다..🙄) 유치원 빼고는 산책을 잘 못 갔다. 예전에는 주말에도 자주 근교에도 나가고 했는데 뭔가 시간이 갈수록 게을러져 멀리 나가는 것을 꺼린다. 오랜만에 봉봉이도 오프리쉬로 뛰어놀 수 있도록 애견 카페를 방문했다. 생긴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곳이라 기대했는데 훔... 기대에 못 미쳤던 것뿐만 아니라 너무 실망하고 돌아왔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오픈하고 얼마되지 않은 때였다. 우리밖에 없었다. 마수걸이 손님 같았는데 첫 입장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사람이 없는 듯 보였다. 아무도 없나 하던 찰나에 사장이 한 쪽 구석에서 천천히 일어났는데 인사도 하지 않았다. 뭐지?하는데 사장이 키우는 강아지한테 대뜸 큰 소리를 쳤다. 손님이 왔으니 켄넬로 들어가라고.. 그래 그것까지는 이해한다. 근데 아이가 들어가기 싫어하며 주춤하니 '야!' 소리를 질렀다. 읭?

 

그 소리에 아이가 놀라며 켄넬로 후다닥 들어갔다. 분위기가 어색해진 듯해 내가 '저희밖에 없어서 그냥 두셔도 괜찮은데ㅎㅎ'라고 말했더니 '제가 안 괜찮아요'라고 답했다. 아 네... 보호자가 그렇다니 그냥 뭐 어쩔 수 있나; 암튼 강아지 입장료 9천 원과 1인 1음료 총 두 잔을 시켜 강아지 운동장으로 나갔다. 봉봉이는 오랜만에 밖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니 좋았는지 이곳저곳 탐색하고 다녔는데 더워서 엄청 헥헥거려 다시 에어컨이 빵빵한 실내로 들어왔다. 

 

 

사장 반려견이 호기심에 천천히 다가와 냄새를 맡으려고 해 나도 냄새를 맡게 해 주려고 손을 살짝 내밀었다. 그러자 또 '야!' 반려견은 또 깜짝 놀라 사장한테 돌아갔다. 계속 자기 앞에 앉아 있으라고만 했다. 아니.. 강아지가 어떻게 하루 종일 앉아만 있을지.. 그리고 그렇게 아이를 앉아 있게 두고 싶었다면 바닥이라도 미끄러지지 않는 걸로 인테리어 하시지 애가 계속 미끄러지면서 자세 고쳐 잡는 모습이 진심으로 너무 안타까웠다. 

 

강아지가 너무 안쓰러워 사장에게 '잠깐 만져봐도 될까요?'라고 물었는데 '훈련 중이라 안 돼요'😐 훈련 중이라니 또 어쩔 수 있나.. 물러났다. 우리가 실내에 40분 정도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애가 잠깐이라도 일어나 살짝 돌아다니려고 하면 계속 '쓰읍' 거리며 아이한테 앉으라고만 할 뿐이었다. 그게 훈련입니까? 진짜 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었다. 하루 종일 카페에 보호자와 함께 있으면서 가만히만 있으라니.. 에휴..

 

봉봉이 물을 챙기는 것을 깜빡해 앞에 물통이 있어 물을 뜨러 갔다. 종이컵에 물을 받으려고 하는데 텅텅.. 이 모습을 모두 보고 있었으면서 사장은 모른 척 계속 핸드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오픈한 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물통에 물은 없고 습기만 찬 것이 어제 쓴 그대로 둔 것 같았다. 씻어서 습기가 찬 거랑 씻지 않아서 습기가 찬거랑 다르다. 눈으로 보면 알 수 있다. 말도 꺼내기 싫어서 나는 가만히 있는데 남편이 물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대답도 없이 무릎을 짚고 일어나 주방으로 들어가더니 한 2~3분? 정도 안 나오더라. 

 

주방 안쪽을 들여다보니 또 핸드폰하고 있다. 후.. 겨우 물을 받았는데 너무 찝찝해서 봉봉이한테 주기 싫었다. 봉봉이가 더워하는 모습을 보니 또 안 줄 수가 없었는데 근데 지도 냄새가 별로였는지 절대 마시지 않았다. (잘했다 짜식!😁) 나갈 때는 인사를 할까 싶어 일부러 인사 없이 조용히 나갔다. 아무런 말이 없었다. 결국 남편이 먼저 '안녕히 계세요' 하니 그제야 '안녕히 가세요'라고 했다. 

 

카페는 또 얼마나 더러웠는지.. 사람 앉는 방석에 개털이 다 붙어 있고, 오픈 주방이라 안이 훤히 보이는데 도마가 얼룩덜룩 너무 더러운 것이 눈에 다 보였다.. 전혀 청소를 안 한 듯...😤 조용히 남편에게 또 올 곳은 못된다고 말하고 떠났다. 남편 曰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으면 오픈발로라도 사람이 많이 올 텐데 우리 나갈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던 것 보면 더워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람들도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내가 이런 쪽으로는 잘 모르지만 저 사람 보다는 잘 할 것 같아.' 나도 동의했다. 오랜만에 나들이 나간건데 기분만 상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