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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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2022.07.21 ☔ 비행기타고 멀리 가고 싶다규

스타나 2022. 7. 21. 13:39


결혼 전 나의 목표가 하나 있었다. 1년에 꼭 한 번은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 경제적으로 조금은 여유로워진 30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 나의 첫 여행지는 독일이었다. 그때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겁도 없이 홀로 갈 계획을 세우고 바로 비행기표부터 구매했다. 당시 나는 일을 시작한 지 약 5~6년이 되었던 때라 반복되는 일상에 권태를 느끼고 있었는데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만큼 도피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었다. 그런 마음이 겁을 상실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라하, 체코


비행기 안에 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조금 겁이나 계속해서 숙소까지의 동선을 머릿속으로 되내었는데 프랑크프루트 공항에 발을 내딛고는 걱정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듯했다. 한글이 안 보이고, 한국어가 들리지 않는 것이 그렇게 행복했던 적은 처음이었다. 혹시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당시 나는 워낙 일에 치여 살다 보니 제발 문서나 자료 등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기에 한국을 잠시 벗어난 것이 머리를 리프레시하기에 시기가 적절했던 것 같다.

하이델베르크 / 드레스덴, 독일


나는 일명 '찍고 찍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한 곳에서 느긋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렇다고 또 휴양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을 가면 뽈뽈거리면서 엄청 돌아다닌다. 궁금하니까😗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니니 최대한 기회가 될 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려고 한다. 호텔에 오래 머무는 시간은 아까비~ 처음 홀로 여행을 했을 때에도 독일 남부만 계획했다. 그렇게 일주일 휴가 기간 중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하이델베르크, 뉘른베르크, 뮌헨 등을 다녔다. 하루에 한 도시씩 여행했다.

홍콩


남편과 결혼을 생각한 이후로는 사실 여행을 다니지 못했다. 3년 연애를 하는 동안 2년은 엄청 돌아다녔는데 결혼을 계획한 후부터는 뭔가 괜히 돈이 아깝기도 하고, 결혼 준비도 해야 했기에 여행을 계속 미뤘던 것 같다. 과거 남편과 사귄지 한 달만에 우리는 홍콩으로 떠났다. 당시 남편은 여권도 없었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신이 나 여권을 만들고 처음으로 국외로 떠났는데 그곳에서 연애한 이후 처음으로 다투었다. 사실 싸운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다다다 쏘아붙인... 아직도 기억난다. '네가 나한테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남편이 한 말이다. 억울하다는 듯이 나에게 차분이 내뱉은 말인데 그 말을 듣고 아차 싶었다.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뭔가 자존심에 그러지 못했던;

부다페스트, 헝가리


우리의 마지막 해외 여행은 3년 전 신혼여행이다. 다행히 운이 좋게 코로롱이 터지기 전에 결혼을 했고, 허니문을 다녀왔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4년간 해외여행은 없었을 것이기에..😥 언제 다시 또 안심하고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정말 너무 비행기 타고 국외로 나가고 싶다. 잠시 코로롱이 잠잠했던 때 멀리 여행을 가는 유투버들과 해외에서 촬영하는 연예인들을 보고 너무 부러웠다. 아니 지금도 부럽다.

할슈타트 /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


비행기 타고 12시간, 14시간씩 오고가는 길이 너무 힘들지만 도착했을 때 그 낭만이 너무 좋다. 물론, 아직 백인 우월주의를 느끼는 몇몇의 사람들 때문에 인종차별을 겪어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본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 언제 또 갈 수 있을까?😭 코로롱이 갑자기 터지면서 계획하고 있던 크로아티아 여행이 무산되어 아쉬웠는데 빨리 예전의 일상을 되찾아 그 계획을 다시 실행시키고 싶다. 코로롱 물러가라! 훠이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