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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혹은 집착? 연극 '의자 고치는 여인'

나이스봉봉 2024. 9. 18. 17:50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주말 토요일, 우리 부부는 정말 오랜만에 연극을 관람했다. 서울에서 진행하는 대형 뮤지컬을 보러 갈까 했지만 거리가 있다 보니 부담이 되어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하는 공연을 찾아봤는데 성남 지역에서 딱 이틀만 진행하는 연극이 있어 보러 가게 됐다.

 

우리는 성남아트리움에서 관람했는데 좌석이 1만 원밖에 하지 않았다. 전석이 동일한 금액이었는데 지역과 재단에서 지원하는 만큼 저렴하게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 여러 지역을 돌며 공연을 진행하는 것 같으니 공연이 궁금하다면 한 번 찾아보시길 바란다. 

 

 

우리가 본 연극은 바로 '의자 고치는 여인'이다. 해당 극은 프랑스 작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소설에서는 서술자 관점에서 과거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하는데 무대에서는 액자식 소설적 구성 및 메타적 구성을 통해 과거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 든다고 한다. 

 

 

우리는 공연 하루 전 표 예매를 했는데 1층 좌석은 매진이라 2층에 앉게 되었다. 사실 나는 2층 가장 앞 좌석을 좋아하는데 시야가 탁 트이기도 하고 무대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앞에 아무도 앉지 않았고, 집중하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성남아트리움 2층 좌석은 앞, 뒤 좌석 단 차이가 상당히 있어 앞에 사람이 있어도 시야에 크게 방해되지는 않을 것 같더라. 

 

 

공연이 시작되기 전 사람들이 자리를 찾아 앉을 때 무대에는 푸른 조명이 빈 의자 하나를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저 의자와 동일한 것들이 공연 중 정말 많이 나오더라🪑

 

 

연극 스토리는 이렇다. 의자를 고치며 살아가는 소녀는 부모에게 애정을 받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며 외롭게 살아왔는데 한 소년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 후 죽을 때까지 그 남자를 위해 일생을 바치게 되는데....... 

 

 

중간에 관람객이 참여하는 구간이 있는데 공연 전 이렇게 사람들에게 두 가지 하트 그림이 있는 종이를 나누어 준다. 언제 이걸 사용하는 지는 공연을 관람하면 알게 될 것! 헿😁 참고로 난 까만색, 남편은 빨간색 하트를 들었다.

 

 

이건 공연이 끝난 후 무대에 남겨진 세트의 모습이다. 연기자들 모두 정말 고생하더라. 연기, 대사는 물론 춤까지 춰야 하기에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 주인공 여성은 무대 끝 무렵에 보니 옷이 다 젖어 있었다. 덕분에 완성도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감사해요😀

 

연극 '의자 고치는 여인'은 극단 물결 단원들이 만들어 간다. 2008년 구성된 연극 집단인데 시적 언어와 신체 언어를 고루 구현해 풍부한 감성을 표현한다고 한다.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문학, 영상 등을 모두 활용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스토리가 전개가 빠른 공연이 아니기에 중간에 살짝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한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담기 위해 무대가 진행되기 때문인데 잔잔한 내용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자극적인 내용 없이 담백한 내용의 공연을 원한다면 '의자 고치는 여인' 한 번쯤 관람해 보시라! 

 

 

-개인적인 비하인드 스토리-

공연은 좋았다. 근데! 문제는 내 옆에 앉았던 남자분에게서 땀 냄새가............너무 났다😫 최대한 남편 쪽으로 붙어 얼굴을 멀리 했는데 너무 힘들었어...... 남편도 그분이 자리 찾으러 들어갈 때 맡았다며 자리를 바꿔줄까 생각했는데 내가 아무 말 안 해서 그냥 있었다고ㅠㅠ 솔직히 다른 빈자리로 옮기고 싶었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