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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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2024.07.18 🌧 봉봉이가 강아지별로 떠났다

나이스봉봉 2024. 7. 18. 15:59

약 1년 2개월 만에 올리는 첫 글이 슬픈 스토리일 줄이야.. 

 

제목 그대로 봉봉이가 나의 곁을 떠났다. 2024년 7월 4일 오전 7시경 병원에 입원하던 중 갑작스런 심정지가 왔다. 자다가 전화를 받고 울부짖으며 병원으로 향했다. 남편과 내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수의사 선생님이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으나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다. 약 한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진행해 주신 선생님께 그만해도 좋다는 말을 꺼내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으니 심박수는 곤두박질치고 몇 초 만에 삐-

 

심폐소생술 중에 엉엉 울며 봉봉이를 만지고 얼굴을 부빌 때 분명 나는 봤다. 봉봉이 눈가가 빨개지는 것을.. 엄마가 온 것을 느낀 것일까..? 아니면 너무 슬퍼 그렇다고 나 혼자 믿고 싶은 것일까..? 

 

 

2024년 6월 28일 오후 5시경 봉봉이의 첫 발작이 시작되었다. 처음 발작 후 너무 놀라 그대로 아이를 안고 동네 동물병원에 가서 혈액검사 및 x-ray 등 당장 할 수 있는 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안정이 된 것처럼 보여 다시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발작이 시작되었고, 그날 새벽 3시경 2차 동물병원에 입원시켰다. MRI 등 모든 검사를 진행했으나 어떤 원인도 발견되지 않았고, 특발성 간질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틀 후까지 더 이상 발작하지 않아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판단해 약만 처방받아 퇴원했다. 그러나 그날 밤 눈도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으며 정신착란과 같은 모습을 보이며 나와 남편도 알아보지 못했다. 

 

겨우 잠이 들었지만 새벽 5시경 다시 미세하게 발작을 시작했고, 전 날과 같은 증세를 보였는데 상태가 더욱 심각해 보였다. 냄새는 엄청 맡는데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하고 벽에 머리를 부딪히며 펜스 사이로 머리를 계속 들이밀며 들어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상황이 더욱 안 좋아져 곧장 아이를 데리고 다시 병원에 가게 되었고, 결국 며칠 간 입원하게 되었다. 

 

 

동물병원에 봉봉이가 입원해 있는 동안 언제 긴급 전화가 올지 몰라 항상 노심초사였고, 전화 벨소리가 울릴 때마다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병원에서 전화가 올 시간이 아닌 때에 연락이 오면 너무 무서웠는데 그 두려움이 현실이 되어 결국 아이는 아픈 증상이 나타난 지 일주일 만에 강아지별로 떠나게 되었다. 

 

당시에는 '갑자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이전부터 아프다는 신호를 나한테 보내고 있었다. 자꾸만 구석을 찾고, 체력이 떨어지며 잠만 자려고 하고, 가끔씩 밥먹고 나서 우다다다 거리며 입에 살짝 거품을 무는 현상이 있었는데.. 봉봉이는 계속 나한테 아프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 당시에는 '소화가 잘 안 되어서 그런가 보다', '애가 원래부터 약해서 한 두 살 나이가 더 드니 체력이 달리나 보다'라고만 생각했다. 

 

 

봉봉이가 떠나던 날 아침 병원에서 봉봉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 장례를 치르기 위해 업체를 알아보았다. 처음에는 바로 장례를 치러야 하나 했는데 당장 바로 보내줄 수가 없어서 다음 날 아침 일찍 보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24시간 운영하는 업체를 알아봤고, 그 날 밤 9시에 아이의 장례를 치렀다. 화장하러 들어가는 모습에 오열하고 말았다. 눈으로 보기에도 무시무시해 보이는 장비와 뜨거운 곳에 아이가 혼자 들어간다는 사실에 겁이 많은 봉봉이가 너무 무서워할 것 같다고 생각해 엉엉 울어버린 것이다. 

 

 

봉봉이를 곁에서 떠나보낼 수 없어서 아이의 유골로 스톤을 만들었다. 스톤을 만들면 각각의 뼈마다 색이 다르다고 하는데 예뻤던 봉봉이 만큼이나 스톤 색도 너무 예뻤다. 그렇게 집에 간직하고 있다. 

 

아직도 봉봉이와 함께 산책하던 길을 혼자 못 간다. 집 앞 편의점을 가는 길조차 너무 힘들다. 남편이 언젠가는 다녀야 할 길이니 함께 가자고 하여 갔지만 아직까지 혼자서 다닐 용기가 나지 않는다. 밤에 조용하게 잠이 들어야 하는 그 시간이 무섭다. 아무 생각하지 말고 잠에 들어야 하는데 도저히 잠이 들지 않는다. 그렇게 매일 밤마다 멍하니 있다가 혼자 울다가 핸드폰 만지다가 결국 새벽 4~5시쯤 잠에 든다. 

 

무지개다리 건넌 반려동물에 대해 검색하면 노견에 대한 이야기가 대다수다. 우리 봉봉이, 만 5년도 살지 못하고 떠났다. 강아지도 20세 시대라는데 1/4도 살지 못한 것이다. 너무 일찍 갔어..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보고싶다..

너무 만지고 싶어..

 

누군가는 아이가 떠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글을 쓰나 할 것이다. 나는 우리 봉봉이를 더 기억하기 위해 글을 남긴다. 여기저기 흔적을 남겨야 봉봉이가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더 기억할 수 있으니.. 

 

2019.12.25 ~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