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일상

2024.02.03 ☀ 심사숙고 끝에 유기견 입양하다 본문

일기장

2024.02.03 ☀ 심사숙고 끝에 유기견 입양하다

나이스봉봉 2025. 2. 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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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봉순이 있다😎 

 

입양한 아이의 이름은 '봉순'. 처음 키웠던 강아지 이름이 '봉봉'이었는데 '봉' 자 돌림으로 이름을 짓고 싶어 그렇게 지었다. 많이 촌스럽쥬?ㅋㅋㅋㅋ 근데 강아지는 촌스러우면 촌스러울수록 더 귀여운 것 같다. 헿😁

 

 

봉순이는 부산 번식장에서 구조된 강아지이다. 현재 4살 추정! 그곳에서 몇 번의 출산을 한 경험이 있는 듯하더라. 배에 수술 자국이 있는데 제왕절개한 것 같은..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면서 얼마나 힘들었까.. 마음이 너무 아프다. 

 

구조 후 임보처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고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임보자는 키우기 힘든 아이라며 하루 이틀 만에 보호를 포기했다고.. 그렇게 세 번째 임보처로 옮기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는 다행히 좋은 임보자와 생활하며 지냈던 것 같다. 아이 입양 후 함께 지내보니 왜 키우기 힘든 아이라고 했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는 갔다. 하지만 본인들이 이 아이를 원한다며 콕 집어 임보 하겠다고 나섰다면 어느 정도는 책임지고 데리고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지막 임보처가 부산에 있었는데 이동 봉사자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우리 부부는 아이와 조금 더 친해지고 더 오래 같이 있기 위해 직접 차를 끌고 내려갔다. 첫째 아이 봉봉이가 생전에 사용하던 카시트를 정말 오랜만에 꺼내 운전석 뒷자리에 설치했는데 기분이 묘하더라. 

 

임보처에 도착해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임보자에게 그동안 감사했다며 아이와 오래 인사하셔도 된다고 했는데 이미 눈에 눈물이 글썽.. 어느정도 정이 든 아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힘든 일임을 알기에 나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입양 보내는 게 좋은 일이지만 헤어져야 하니까..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약 4시간 걸쳐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처음 온 아이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냄새를 맡으며 호기심을 채웠다. 그러다 4시간 같이 옆에 앉아 오던 내가 그래도 자신을 보호해줄 것 같은지 다가와 만져달라고 하더라😁 새로 사놓은 쿠션에 처음에는 잘 올라가지 않았는데 카시트에 깔아줬던 담요를 쿠션 위에 놓아주니 바로 올라갔다. 이후 자기 자리인 걸 바로 알았는지 쉴 때 항상 올라갔다ㅋㅋㅋ

 

 

천장이 있는 집을 사용해보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의외로 켄넬에 너무 잘 들어가더라. 신기방기😮 들어가니 사방이 막혀 있는 것이 아늑하다 느꼈는지 그 안에서 금방 잠들었다. 계단도 한 칸밖에 못 올라간다고 했는데 우리 집에 오고 나서 여러 개 계단도 이제 오르락 내리락도 잘한다✌🏻

 

 

환기시킨다고 창문을 열어두면 저리 냄새를 맡는다. 처음에는 네 발로 서서 창 밖을 보더니 이내 두 발로 서서 밖을 보는데 다리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계단을 놨더니 바로 올라가 더욱 열정적으로 바깥 냄새도 맡고 풍경도 본다😁 웃긴 아이야ㅋㅋㅋ 이제 계단을 이용해 소파도 잘 올라오는데 그 위에서 밖이 더 잘 보이니 또 저렇게 엄마한테는 엉덩이만 보여주며 창 밖만 본다..🙄

 

 

아직 남자를 좀 무서워한다. 번식장을 운영하는 대다수가 남자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첫 번째, 두 번째 임보처에서 남자에게 호되게 혼난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남편과는 아직 데면데면한 상태..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다가가기로 했다.

 

어느 날 처음으로 아빠에게 안겼는데 낯설지만 품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저리 기대 가만히 있더라. 남편은 아이를 안고 너무 좋아했다ㅋㅋㅋ 아직 완전하게 남편에게 마음을 기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집에서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것 보니.. 쉽게 다가가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빠가 뭘 하고 있으면 궁금하다고 쫓아다닌다. 가까워지길 바라😅

 

 

매일 아침, 저녁 두 번의 산책을 한다. 말티즈인데 체력이 엄청나다. 보통 말티즈는 몇 번 걷다가 걷기 싫어서 안아달라고 하는데 우리 봉순이는 계속 걷는다. 강아지 운동장에 내려놓아도 잘 돌아다닌다. 다른 친구들을 피하지도 않고! 평일에는 두 번 산책하고, 주말에는 아침 산책 후 오후 강아지 운동장에 오프리쉬한다. 그러면.... 위 사진처럼 집에 와서 기절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이 떨어지는데도 그냥 잔다. 웃겨ㅋㅋㅋ 

 

유기견, 구조견 절대 쉽게 입양하면 안 된다. 키워보니 결코 쉽지 않다. 그치만 시간 두고 천천히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분명 행동은 좋아진다. 물론 봉순이도 아직 완벽하게 적응하고 지내는 것은 아니고 집과, 엄마빠와 친해지는 과정 중에 있기에 완전하게 다 아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험해 보니 조금씩 바뀌는 것들이 있더라. 인내하고 책임감 있게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있는지 스스로 자문하며 답을 찾는 것을 권장한다. 

 

봉순이와 함께하는 날들도 가끔씩 올릴 예정이니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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