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일상

2024.02.10 ☀ 이제 사진첩에 봉순이만 가득해 본문

일기장

2024.02.10 ☀ 이제 사진첩에 봉순이만 가득해

나이스봉봉 2025. 2. 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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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봉순이 입양한 지 이제 2주가 조금 넘었다. 아직 함께 지낸 시간이 짧지만 그래도 그동안 변화된 것이 참 많다. 우선 남편과 내가 느끼는 봉순이의 표정이 달라졌다. 어리둥절, 두려움, 우울함 등이 보였던 얼굴이 조금은 안정되고 편안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우리 부부는 그렇게 믿고 있다. 

 

 

이제 장난도 친다. 빨래를 갤 때 옆으로 와 수건을 다 헤집어 놓고 그 위에 앉는다. 앉아서 예쁘게 쳐다본다. "엄마 나 여기 앉아떠!" 이런 눈빛으로ㅋㅋㅋㅋ 이런 거 보면 아이가 집과 엄마빠가 조금은 편안해진 것 같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하고 싶은 거 못하고 고개도 잘 못 들고 눈치만 봤는데.. 감격스럽다😊

 

 

혼자 인형 가지고 잘 놀기도 한다. 첫째 아이 봉봉이가 좋아하던 삑삑이 인형을 입에서 놓지 않고 집 안을 돌아다닐 때 항상 물고 다녔다. 그러다 터졌... 솜이 삐져나와서 아이가 먹을까 걱정되어 버리고 새로운 인형을 사줬다. 그것도 삑삑 소리가 나니 좋은지 위 사진처럼 엄청 잘 가지고 놀고 잘 때도 끼고 잔다ㅋㅋㅋㅋ 

 

 

다른 강아지들도 이래요? 화장실 갈 때 문 앞에서 항상 지켜본다. 저..기.... 엄마 부담스러워...🙄ㅋㅋㅋㅋㅋㅋㅋㅋ

 

 

산책할 때나 애견카페를 갔을 때 다른 강아지들과 너무 잘 놀고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 아이는 다른 강아지들과 자주 만나게 해줘야겠다 싶었다. 꼬리가 내려갔다가도 다른 친구를 만나면 꼬리가 빨딱 서고, 냄새를 맡기도 하는데 자기 냄새도 맡으라고 엉덩이를 내주기도 한다. 너무 착하고 기특해...🥰

 

남편과 의논 끝에, 여러 유치원을 알아본 끝에 유치원 등원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세 번! 잘 적응할까 걱정되었지만 너무 잘 놀고 있다는 선생님의 말과 사진들을 보고 안심했다. 표정부터가 다르다ㅋㅋㅋㅋ 아니 저렇게 해맑게 웃냐고ㅋㅋㅋㅋ 엄마빠가 돈 많이 벌어서 유치원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줄게❤

 

 

주말에 친정에 다녀왔다. 강아지 입양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조용히 아이를 데려갔는데 반응이 너무 예상외였다. 사실 좀 서운하기도 했다. 아빠가 처음 보더니 '뭐 하는 짓이냐?!'라며 화가 잔뜩 나 소파로 가셨다. 엄마도 아무 말씀 없이 요리만 계속하시고 나도 남편도 눈치만 보게 됐다. 

 

이해는 됐다. 왜? 봉봉이 보낼 때 울 엄마빠도 같이 너무 힘들어하고 슬퍼했으니까.. 한편으로는 그렇게 힘들게 강아지 보내놓고 또 데려왔냐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는 낳지 않고, 강아지만 돌보냐고.. 

 

머리로 이해는 되지만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더라. 잠깐의 조용하고 어색한 시간이 지나는 사이 봉순이가 이 무거운 분위기를 읽고 무서워할까 싶어 옆에 앉아 괜히 "이쁘게 보이려고 한복도 입고 왔는데 왜 함무이 하부지가 저러실까~"이러면서 만져줬다. 사실 그러면서 나 스스에게 괜찮다 괜찮다 위로한 것 같다. 

 

몇 분 후 엄마빠가 한 발 물러나셨다. "이왕 우리 집에 왔으니 행복한 강아지가 되거라~"라고 하셨다. 그리고 봉순이와 친해지기 위해 가까이 앉고 만져주시기도 했다. 봉순이는 중간중간 피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손길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그리고 저렇게 소파에 배 까고 잠들었다😁

 

앞으로 우리 더 신나게 하루하루 지내보자 내 새끼 뽕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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